
저는 보라카이에 3월 중순에 다녀왔는데, 솔직히 햇빛의 강도가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도착 첫날 화이트비치를 2시간 정도 걸었더니 그날 저녁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피부가 벌겋게 변해 있더군요. 선크림을 발랐는데도 말입니다. 보라카이 3월 날씨는 건기 막바지로 비 걱정은 거의 없지만, 그 대신 햇빛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1~2월과는 확연히 다른 무더위가 찾아오기 때문에 여행 준비를 할 때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보라카이 3월, 건기 끝자락의 햇빛대비가 핵심입니다
보라카이 3월의 평균 기온은 25도에서 32도 사이지만, 체감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제가 현지에서 느낀 건 숫자로 표현되는 기온보다 햇빛의 직사광선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는 그늘을 찾아도 습도 때문에 후덥지근한 느낌이 계속됩니다.
3월은 아미한 시즌이라 불리는 북동풍 시기가 끝나가는 전환기입니다. 1~2월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해변 산책이 정말 쾌적하지만, 3월부터는 바람이 약해지면서 대신 햇빛이 강해지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제가 머물던 호텔 직원도 "3월부터는 진짜 여름이 시작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는데, 며칠 지내보니 그 말이 정확하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비는 거의 오지 않습니다. 제가 5일간 머무는 동안 비를 한 번도 보지 못했고, 현지 상인들에게 물어봐도 3월에는 스콜조차 드물다고 하더군요. 일정을 짜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문제는 체력 소모입니다. 햇빛 아래서 30분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물놀이를 하고 나서 보트에 앉아 있으면 햇빛에 그대로 구워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침 일찍 활동하거나 오후 4시 이후로 일정을 조정했는데, 이게 훨씬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액티비티는 가능하지만 체력관리가 생존 전략입니다
보라카이 3월의 바다 컨디션은 정말 훌륭합니다. 파도가 낮고 물이 맑아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죠. 저도 호핑투어를 다녀왔는데, 바람이 약해서 보트가 흔들리지 않고 멀미 걱정도 전혀 없었습니다. 크리스탈 코브나 푸카 비치 같은 곳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면 물고기들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투명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햇빛입니다. 호핑투어는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2~3시까지 진행되는데, 이 시간대가 바로 햇빛이 가장 강한 시간입니다. 보트 위에는 그늘막이 있긴 하지만 완전히 가려지지 않고, 물놀이를 하고 나서 보트에 앉아 있으면 햇빛에 직접 노출됩니다. 제가 함께 투어를 갔던 일행 중 한 명은 래쉬가드를 안 입고 갔다가 등과 어깨가 벌겋게 익어서 그날 저녁 내내 고생했습니다.
수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속에 있을 때는 시원하고 좋은데, 밖으로 나와서 비치 체어에 누워 있으면 10분도 안 돼서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저는 수영을 30분 하고 호텔 방으로 돌아가서 에어컨 아래에서 쉬는 패턴을 반복했는데, 이렇게 하니 체력을 아끼면서도 충분히 바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일몰 시간대인 오후 5시 이후에는 햇빛이 약해지면서 선셋 세일링이나 해변 산책이 훨씬 쾌적해집니다. 실제로 저는 오후 6시쯤 화이트비치를 걸었는데, 이때는 바람도 조금 불고 기온도 내려가서 정말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3월 초와 3월 말, 시기선택에 따라 경험이 달라집니다
보라카이 3월은 초중반과 말의 여행 경험이 상당히 다릅니다. 저는 3월 중순에 갔는데, 이미 사람들이 많이 빠진 시기였습니다. 1~2월 성수기 때는 화이트비치가 사람들로 가득 차고 레스토랑도 웨이팅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간 3월 중순에는 비교적 여유로웠습니다. 해변에서 사진 찍을 때도 사람들을 피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었고, 레스토랑 예약도 당일에 가능했습니다.
3월 초는 아직 성수기의 여운이 남아 있는 시기입니다. 항공권과 숙소 가격이 여전히 높고 사람도 많습니다. 대신 날씨는 3월 말보다는 조금 덜 덥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인파를 감수하더라도 날씨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3월 초가 나을 수 있습니다.
3월 말은 비수기 진입 직전입니다. 가격이 확실히 내려가고 사람도 많이 줄어듭니다. 제가 만난 현지 가이드는 "3월 20일 이후부터는 진짜 한산해진다"고 말했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를 생각하면 이 시기가 가장 가성비가 좋습니다. 다만 날씨는 더 더워지고 햇빛도 더 강해지기 때문에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더위에 민감한 편이라 3월 말보다는 중순이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옷차림은 완전히 한여름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긴팔이나 가디건은 거의 필요 없고, 에어컨이 강한 실내용으로만 얇은 겉옷 하나면 충분합니다. 저는 가디건을 두 벌 챙겨갔는데 한 번도 입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대신 선크림은 SPF 50 이상으로 준비하고 2~3시간마다 덧발라야 합니다. 모자는 챙이 넓은 걸로, 선글라스는 UV 차단이 되는 걸로 꼭 챙기세요. 이건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생존 도구입니다.
보라카이 3월은 날씨만 놓고 보면 여전히 좋은 시기입니다. 비 걱정 없이 일정을 짤 수 있고 바다 컨디션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햇빛과 더위를 고려하지 않으면 여행 중반부터 체력이 바닥나서 후회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아침·저녁 위주로 일정을 짜고 한낮에는 충분히 쉬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3월 중순 이후가 가격과 날씨, 인파를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균형 잡힌 시기라고 생각합니다.